자금성을 떠올리면 웅장함과 위엄이 연상될 겁니다. 하지만 중국에 자금성의 규모와 화려함을 뛰어넘는 사저가 있다면 어떨까요?
이곳이 바로 자금성보다 1.6배 큰 사저 왕가대원입니다. ‘중국 민간의 자금성’, ‘중화제일민가’로 불리는 이곳에선 “왕가대원을 보고 나면 다른 대저택은 볼 필요가 없다”는 말이 전해집니다.
산시성 링스현에 위치한 이곳은 학자들도 감탄했습니다. 칭화대 왕루샹 교수는 “왕(王)은 성씨요, 성씨는 나라의 절반이며 가(家)는 뜀이요, 뜀은 도시의 절반”이라고 평했습니다. 
자금성보다 큰 대저택
“산시의 자금성”
왕가대원의 규모는 얼마나 클까요? 안내자가 있어도 길을 잃는다는 말이 전해질 정도입니다! 자금성 건축면적이 약 15만㎡인 반면, 왕가대원은 25만㎡로 무려 10만㎡나 더 큽니다! 비교적 유명한 차오가대원은 방 313개에 20개의 뜰로 왕가대원의 10분의 1 규모에 불과합니다.
300년에 걸친 축성
로마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듯, 왕가대원도 단번에 지어지지 않았습니다. 왕씨 일족 28대가 300여 년에 걸쳐 이 대공사를 완성했죠. 현재 8,000여 개의 방이 5개의 골목, 6개의 보루, 1개의 주거리로 나뉘어 있습니다. 지형에 맞춰 지어진 모습은 뜀이 아니라 요새를 연상시킵니다.
실감 나는 체험
입장하면 압도적인 규모에 놀랄 겁니다. 현재 개방된 구역은 전체의 4분의 1인 홍먼보루와 가오자야(高家崖) 일대입니다. 이 두 구역만으로도 전체의 웅장함을 느낄 수 있죠!
가오자야(高家崖)
가오자야는 19,000㎡ 규모에 35개의 뜰과 65개의 문이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각 뜰마다 서재, 정원, 부엌, 침실, 담장을 갖추고 있어 길 잃기 쉽습니다!
홍먼보루(红门堡)
가오자야보다 100년 앞서 지어진 홍먼보루는 더욱 놀랍습니다. 180m 용비늘길이 세 개의 100m 측면길과 연결됩니다. 위에서 보면 뜰과 골목의 배치가 ‘王’자 모양을 이루고 있죠! 두 구역은 총 123개 뜰에 1,118개 방을 자랑합니다. 푸른 나무와 정자가 곳곳에 배치된 모습에서 일족의 품격이 느껴집니다.
조각 예술의 전당
규모 이상의 가치
왕가대원은 단순히 크기만이 아닌 조각 예술의 보고입니다. 문에서 내부 뜰까지 정교한 조각이 곳곳에 배치되어 눈을 사로잡습니다.
석사자
입구에는 수문장 역할을 하는 석사자들이 있습니다. 각 사자는 표정과 자세가 제각각입니다.
사자와 수정구
문 맞은편 영벽에는 사자들이 수정구를 가지고 노는 모습이 새겨져 있습니다. 이는 길상과 다산을 염원하는 상징입니다.
상징성이 담긴 디테일
다산을 상징하는 문양 곳곳에서 왕가의 자손 번영에 대한 염원을 읽을 수 있습니다. 정말 보는 곳마다 의미를 담은 조각이 있습니다!
가문의 유산
왕가대원의 역사는 책 한 권과 같습니다. 모든 뜰, 골목, 조각마다 가문의 역사와 가치관, 문화가 배어있습니다. 대를 이어 조금씩 확장하며 완성된 결과물이죠.
비천한 시작
왕가는 두부 장수로 시작해 농업→상업→관료의 길을 걸었습니다. 청나라 때만 해도 5품부터 2품까지 101명의 관료를 배출했죠. 이는 단순한 부가 아닌 문화적 토대가 있었음을 보여줍니다.
대련과 편액
건물마다 다양한 글귀가 새겨져 있습니다. 홍먼보루의 ‘규원구방(规圆矩方)’ 편액은 ‘원만하되 원칙은 지키라’는 뜻입니다. ‘구(矩)’자에 획을 추가해 ‘원칙 이상을 지키라’는 의미를 담았죠.
서당
왕가 자제들의 서당 문틀에는 청석에 대나무 조각을 장식해 ‘절개를 지키며 성공하라’는 교훈을 담았습니다.
쇠퇴와 보존
도광제 이후 왕가는 쇠락했습니다. 일부 건물이 매각되기도 했지만, 지역 주민들이 입주하며 훼손을 막을 수 있었습니다. 왕가대원은 이제 과거의 영화를 간직한 채 옛 가문의 흔적으로 남았습니다.
산시를 방문한다면 왕가대원에서 옛 가문의 위용과 아름다움을 만끽해 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