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라 문화: 탄산음료의 주식화 현상
멕시코 남부 치아파스주의 한 마을은 ‘콜라 타운’으로 불리며 특이한 음주 습관으로 악명이 높습니다. 이곳 주민들은 물보다 코카콜라를 더 자주 섭취합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거의 모든 식사에 콜라 병이 필수품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생수보다 저렴한 가격 덕분에 가장 접근하기 쉬운 음료가 되었습니다.
콜라는 가족 모임, 종교 의식, 장례식에 이르기까지 마을 생활 전반에 깊이 스며들었습니다. 주민 1인당 하루 평균 2리터 이상의 콜라를 소비하며, 단순한 단맛 음료를 넘어 일상의 필수품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죽음의 대가: 당뇨병이 주요 사망 원인
이런 콜라 의존은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고 있습니다. 멕시코 보건부에 따르면 매년 10만 명 이상이 당뇨병 합병증으로 사망하며, 이는 폭력 사망자 수를 크게 웃도는 수치입니다. ‘콜라 타운’은 이 건강 위기의 최전선에 서 있습니다. 
마을 성인 인구의 50% 이상이 당뇨병이나 대사 질환을 앓고 있지만 콜라 소비는 여전히 기승을 부립니다. 사키마라는 주민은 3대에 걸친 당뇨병 가족력을 고백했지만, 매일 가족 구성원 모두가 콜라를 마시고 있습니다. 피로 해소를 위해 하루 3병 이상 섭취하는 자신도 같은 질환을 앓고 있습니다.
신비로운 콜라 의식: 음료를 넘어선 신성함
콜라는 음료로서의 기능을 넘어 지역 종교 의식과 깊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마을의 샤먼 마르샤지는 주간 종교 의식에서 콜라를 정화 도구로 사용합니다. 악령을 쫓고 영혼을 정화시킨다는 믿음 아래, 퇴마 의식 참가자들은 구강 세정이나 직접 섭취를 통해 치유를 추구합니다.
이 의식에 참여하는 대부분은 당뇨병 환자들로, 자신들의 질병이 식습관이 아닌 영적 문제에서 비롯되었다고 믿습니다. 매년 수백 병의 콜라가 행운과 치유의 상징으로 의식에 사용됩니다.
물 부족: 콜라가 물보다 싼 이유
이 지역의 콜라 인기는 경제·자원 문제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멕시코는 식수 부족이 심각한 국가 중 하나이며, 특히 치아파스주는 신선한 물 공급이 극히 제한적입니다. 불안정한 수도 시스템으로 인해 주민들은 생수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콜라 회사는 현지에 대규모 공장을 운영하며 최상의 수자원을 사용하고 정부와의 협약으로 생수보다 저렴한 가격을 유지합니다. 이 독점 구조로 인해 주민들은 값비싼 생수 대신 콜라를 주요 수분 공급원으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일부 가정에서는 젖떨기 직후 유아에게 직접 콜라를 먹이기도 합니다.
현지 의사들의 강력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식습관 개선은 어려운 과제로 남아있습니다.
무설탕 콜라? 시장 실패 사례!
당뇨병 문제 해결을 위해 코카콜라사가 무설탕 제품을 출시했지만 주민들의 반응은 냉담했습니다. 기존 고당도 제품만이 진정한 ‘만족감’을 준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일부 청년들은 무설탕 콜라 섭취를 “영혼 없는 행위”라고 비판하기도 합니다.
2014년 도입된 설탕세 정책도 실효성을 거두지 못했습니다. 콜라는 단순 음료를 넘어 문화적 상징으로 변모한 상태입니다.
사회적 건강 과제: 악순환 깨기
멕시코 정부는 콜라 의존 문제 해결이라는 난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당뇨병 위기가 심화되는 가운데 의료 자원이 계속 소모되고 있지만, 콜라는 지역 경제·문화에 깊이 뿌리내린 상태입니다.
전문가들은 수자원 문제 해결이 콜라 독점 구조 타개의 핵심이라고 지적합니다. 수도 접근성 개선과 건강 교육 강화를 통해 차세대의 식습관 변화를 유도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콜라 타운’의 미래
멕시코의 ‘콜라 타운’은 독특한 음료 문화를 넘어 사회·보건 문제를 복합적으로 반영하는 공간입니다. 문화·경제·종교가 교차하며 당뇨병 문제가 악순환 구조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콜라 의존도를 낮추고 건강한 생활 방식으로의 전환을 유도하는 것이 핵심 과제입니다. 이 마을의 사례는 전 세계적 식문화와 건강 위기에 대한 경종으로 작용합니다. 먼 훗날 이 마을에서 물이 콜라를 대체하는 날이 오길 기대해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