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본은 포르투갈의 수도로, 잘 보존된 비밀과도 같다. 12월이 되면 유럽 대부분이 겨울로 접어들지만 이베리아 반도, 특히 리스본은 여전히 따뜻한 햇살을 자랑한다. 도시를 가로지르는 테주 강은 햇빛에 반짝이며,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를 연상시키는 상징적인 다리는 수평선 너머로 사라진다. 겨울 여행지로는 이보다 더 완벽할 수 없다. 특히 포르투갈 요리를 탐험하고 싶다면 말이다.
하지만 진정한 주인공은 단연 요리다. 이베리아 반도의 요리를 논할 때 스페인이 주목받기 마련이지만, 포르투갈은 조용히 최고의 미식을 선보인다.
이웃 스페인에 비해 조용한 인상을 풍기지만, 포르투갈 요리는 이베리아 반도의 정수를 보여준다. 이베리코 햄을 사랑한다면, 포르투갈식 햄도 놓치지 말자. 스파클링 와인인 카바를 좋아한다면 포르투갈의 그린 와인과 포트 와인을 주목하자. 스페인의 파에야와 견주어도 손색없는 해산물 리조또, 그리고 300가지가 넘는 방식으로 조리되는 대구 요리는 포르투갈을 대표하는 요리다. 물론, 전 세계인을 매혹하는 파스텔 드 나타(에그 타르트)도 빼놓을 수 없다. 
모든 것을 맛볼 수 있는 최고의 장소: 리베이라 시장
리스본 골목길을 헤매며 음식을 찾기 전에, 리베이라 시장을 만나게 되면서 계획은 완전히 바뀌었다.
유럽 곳곳의 시장을 돌아다니며, 바르셀로나의 활기찬 보케리아, 부다페스트의 중앙시장, 베네치아의 예술적인 어시장을 경험했다. 하지만 리베이라 시장은 완전히 다른 경험이었다. 카이스 두 소드레 역 근처에 위치한 이 시장은 ‘타임아웃’ 간판이 눈에 띄며, 이는 단순한 시장을 넘어선 공간임을 암시한다.
역사 속으로 돌아가면, 1755년 대지진과 쓰나미로 리스본은 큰 타격을 입었고, 리베이라 시장도 재건되었다. 2010년, ‘타임아웃’이 이 시장을 인수하며 ‘미슐린 스타일 푸드 홀’로 재탄생시켰다. 이곳은 단순한 푸드홀이 아닌, 최고의 셰프들이 모여 만든 푸드 테마파크이자, 미식의 성지다.
미식 탐방: 포르투갈의 맛
리베이라 시장에서 꼭 맛봐야 할 메뉴를 소개한다.
해산물 리조또 & 문어 리조또
스페인의 파에야와 비교되는 포르투갈식 해산물 리조또. 육수가 풍부하고, 쌀이 살짝 쫄깃한 식감이 일품이다. 문어 리조또는 특히 담백하면서도 깊은 풍미를 자랑한다.
바칼리아우 아 브라스
포르투갈의 국민 요리 중 하나로, 잘게 찢은 대구와 감자, 계란을 볶아낸 요리. 올리브와 파슬리가 토핑으로 올라가 담백하면서도 풍미가 가득하다.
크림 소스를 곁들인 대구 요리
크림 소스와 함께 구워낸 대구 요리. 부드러운 생크림과 감자의 조화가 일품이다. 바삭한 고구마 칩과 함께 제공되어 식감의 대비가 훌륭하다.
대구 크로켓
바삭한 튀김옷 속 부드러운 대구살이 가득. 한 입 베어물면 뜨거운 육즙이 입안 가득 퍼진다. 다이어트는 내일부터.
비파냐 & 프레고
포르투갈식 샌드위치. 부드러운 돼지고기(비파냐)와 소고기(프레고)를 빵에 끼워낸다. 매콤한 소스와 마요네즈를 곁들여 먹으면 한 입에 행복이 느껴진다.
프란세지냐
포르투갈 북부 포르투의 명물. 햄, 소시지, 스테이크가 층층이 쌓인 샌드위치에 치즈와 토마토 소스를 부어 구워낸다. 칼로리와 행복은 비례한다.
치즈 플래터
포르투갈은 치즈의 나라. 특히 양유로 만든 세라 다 에스트렐라 치즈는 부드럽고 진한 풍미가 일품이다. 신선한 빵과 함께 곁들이면 최고다.
진진야
체리 리큐르인 진진야는 달콤하고 도수가 높지 않아 여행 중 기분 전환에 좋다. 초콜릿 컵에 마시는 진진야는 달콤함과 쌉싸름함이 조화를 이룬다.
조용하지만 빛나는 포르투갈의 매력
포르투갈 요리는 그 어떤 포장 없이도 그 자체로 빛난다. 리스본은 화려한 과거를 간직한 도시이자, 고난의 역사를 이겨낸 도시다. 리베이라 시장에서 느껴지는 편안함은 마치 모든 것을 잊고 지금 이 순간을 즐기라는 메시지 같다. 포르투갈의 매력은 조용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다.
